책 속 인사이트 · 2026년 10월 11일

중국 온라인 판매자 95%가 AI 쓴다… 타오바오·티몰 2026 전자상거래 AI 백서 발표

중국에서 온라인으로 물건을 파는 판매자 대부분이 이미 AI를 일상 업무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오바오와 티몰을 운영하는 알리바바 계열사 타오톈그룹은 지난 6월 10일 중국 전자상거래 전문 매체 《톈샤왕상》과 함께 《AI가 바꾸는 경영: 2026 중국 전자상거래 AI 응용 백서》를 발표했다.

이번 백서는 타오톈그룹의 판매자 플랫폼 부문과 비즈니스 기술 부문이 참여해 만든 것으로, 여러 업종의 온라인 판매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AI 활용 실태를 깊이 있게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판매자 가운데 회사 운영을 직접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95% 이상이 이미 AI 도구를 업무에 쓰고 있었다. 단순히 한두 번 써본 수준이 아니라 이 가운데 60%는 거의 매일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 온라인 판매 현장에서 AI가 일부 앞서가는 판매자만 쓰는 도구가 아니라 대부분이 매일 쓰는 기본 도구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줬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88%가 AI 투자를 지금처럼 유지하거나 더 늘리겠다고 답했다. AI를 써본 판매자 대부분이 계속 쓰겠다고 답한 셈이어서, 실제 업무에서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이번 백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판매자의 AI 활용 수준을 단계별로 나눠 평가하는 기준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백서는 ‘AI 융합지수’라는 이름으로 활용 수준을 0단계부터 4단계까지 다섯 단계로 나눴다.

숫자가 높을수록 AI를 더 넓고 깊게 쓰는 단계로, 2단계는 AI를 일상 업무에 일반적으로 쓰는 수준, 3단계는 AI를 업무에 깊이 들여와 활용하는 수준, 4단계는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 판매, 고객 관리까지 경영 전 과정을 AI로 운영하는 수준을 뜻한다.

조사 결과 2단계와 3단계에 해당하는 판매자가 전체의 63% 이상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백서는 이를 두고 AI가 초기에 일부 판매자만 시험 삼아 쓰던 시기를 지나 업계 표준이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경영 전 과정을 AI로 운영하는 4단계 판매자는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부분의 판매자가 아직은 AI를 업무 일부에 쓰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백서는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까지 내리는 높은 단계의 활용은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이 분야에서 앞으로 얻을 수 있는 사업 기회가 크다고 분석했다.

플랫폼 차원에서 거둔 성과도 함께 공개됐다. 타오톈그룹은 자사가 판매자에게 제공해 온 여러 AI 도구를 통해 지금까지 판매자 500만 명이 운영비를 아꼈으며, 절감한 금액을 모두 합하면 천억 위안 단위에 이른다고 밝혔다. 상품 설명 작성, 이미지 제작, 고객 문의 응대처럼 사람이 직접 하던 일을 AI가 대신 처리하면서 인건비와 시간을 줄인 결과로 볼 수 있다.

타오톈그룹은 이날 백서 발표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도 정식 출시했다. ‘AI 비즈니스 매니저’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업계 첫 판매자용 서비스로, 판매자에게 AI 점장 1명과 핵심 업무를 나눠 맡는 AI 직원 6명을 한 팀으로 묶어 제공한다.

AI 에이전트란 사람이 하나하나 지시하지 않아도 정해진 목표에 맞춰 스스로 업무를 처리하는 AI 프로그램을 말한다. 기존 AI 도구가 판매자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서비스는 AI 점장이 전체 운영을 관리하고 AI 직원들이 각자 맡은 일을 처리하는 구조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AI 도구를 하나씩 따로 쓰는 대신 하나의 AI 팀에 매장 운영을 맡기는 형태가 된다.

이번 백서와 신규 서비스 출시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판매자에게 AI 도구를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 매장 운영을 맡을 ‘AI 인력’을 직접 공급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미 판매자 대부분이 AI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AI를 쓰느냐 마느냐보다 얼마나 깊이 활용하느냐가 판매자 간 경쟁력 차이를 만드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티몰과 타오바오에 입점해 있거나 중국 온라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브랜드 역시 플랫폼이 제공하는 AI 서비스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운영 효율과 비용에서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중국 플랫폼의 AI 서비스 변화를 꾸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출처: 펑몐뉴스(封面新闻), 2026년 6월 10일